

국립생태원, 금강하구 물새 서식지 수용력 평가 연구 최초 수행
금강하구 71.3km2에 도요‧물떼새류 최대 17만 8,279마리 서식
금강하구가 도요‧물떼새류 최대 17만 마리가 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물새 서식지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이희철)은 2015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금강하구(충남 서천 및 유부도 갯벌) 생태계를 대상으로 ‘국제적 멸종위기 이동성 물새 서식지 수용력 평가 연구’를 수행한 결과, 2016년 4월부터 5월까지 7주 동안 이 곳을 찾는 도요‧물떼새류 최대 개체수를 합산한 수치가 17만 8,279마리로 확인됐으며, 이들 새들이 번식지까지 가기 위해 필요한 ‘먹이를 먹는 장소(섭식지)’의 면적이 62.56km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도요‧물떼새류는 매년 봄과 가을철에 우리나라를 찾는 나그네새로 갯벌 등 해안가에 살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넓적부리도요, Ⅱ급 검은머리물떼새 등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종은 63종에 이른다. 학술적 용어로 ‘이동성 물새(shorebird)’로 불린다.
나그네새: 번식지 혹은 비번식지로 이동할 때 철새와 같이 장기적으로 머물지 않고 단기적으로 또는 잠시 머물다 가는 새를 말함


이번 연구 결과, 도요‧물떼새류는 금강하구에서 평균 40일 정도 머물렀다가 번식지인 북시베리아까지 7,280km를 이동하며, 이동 시간은 평균 6.5일, 이 때 필요한 에너지량은 1마리당 1,268kcal로 산출되었다.
이 에너지량은 성인 남성의 하루 평균 필요열량(2,400kcal)의 절반 정도의 수준이다.
금강하구에서 서식하는 도요‧물떼새류 종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기재된 넓적부리도요를 비롯해 검은머리물떼새, 큰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등 24종에 이른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지난 2014년 조류 국제보호기구인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의 닐 무어스(Nial Moores) 박사 등이 간척사업 이전의 새만금에서 도요‧물떼새류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가 31만 6,000마리로 나타난 점을 볼 때 이와 같은 개체수 수준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금강하구 갯벌 면적(약 71.3km2)의 약 1.6배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립생태원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국내 물새 서식지를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관리하기 위해 지리정보시스템과 원격탐사(GIS/RS)를 이용하여 정량적인 서식지 평가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희철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연구결과 이동성 물새 중간기착지로서 금강하구가 국내 최대 규모의 물새 서식지로 드러났다”며, “향후 서식지 보전에 대한 정책 방향 설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왜 금강하구로 이동성 물새의 도래가 집중되고 있는 환경과까닭은?
최근 우리나라의 갯벌 매립율은 싱가폴에 이어 두 번째로 약 60%이다. 특히, 새만금 매립은 현재까지 국내·외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매립으로 인하여 이동성 물새의 개체수가 급감했으며 살아남은 개체들은 주변에 남아 있는 금강하구와 곰소만 등으로 일부가 분산되어 도래하였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먹이원이 풍부한 금강하구의 도래 개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금강하구 역시 서식지 수용력에 한계가 있어, 과거 새만금 매립 전의 수준까지 회복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을 판단된다.
이동성 물새 서식지의 보전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이번 연구에서 이동성 물새 서식지의 보전을 위해 4가지의 관리항목을 선정하였다. 서식지 전환, 토질, 수질, 먹이원 관리가 그것인데, 이에 대해 실질적인 제어가 가능한 지표 선정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갯벌의 토질과 수질 항목에 대해서는 계속적인 모니터링으로 변화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먹이원 항목에 대해서는 지나친 외부인 유입 또는 과도한 수확과 같은 인간의 활동에 대한 합리적인 법적 규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개발에 의한 서식지 전환의 방지를 위해서는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서비스 가치로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서식지의 보전과 관리, 더 나아가 복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남아 있는 서식지 내 섭식지 및 휴식지를 확대하고, 사라진 서식지 내 대체 서식지를 마련해주어 우연적 사건에 대해 미리 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전문용어 설명
서식지 수용력: 서식지가 야생동물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먹이, 휴식지 등 제공)으로 서식지의 양적, 질적 상태를 말한다. 이 수용력이 높은 서식지는 많은 개체수를, 반대로 수용력이 낮은 서식지는 상대적으로 적은 개체수를 부양한다.
지리정보시스템(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인간 및 야생생물 관련 지리정보를 컴퓨터 데이터로 변환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정보시스템
원격탐사(RS, Remote Sensing): 물리적인 접촉 없이 지상의 물체를 파악하는 종합적인 기술로써 지표면의 임의의 지점에서 반사 또는 방사되는 전자기 복사 에너지를 측정하여 물리화학적인 성질을 파악하는 기술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
전세계 새와 서식지 및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가장 오래된 국제보전기구이다. 1922년에 국제조류보호회의(International Counsil for Bird Oreservation)이라는 이름으로 창설되었고, 1993년에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로 개칭되었다.
주요 활동은 120개 파트너와 협조하여 종과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연구, 정보교환, 각국 조류 보호를 위한 정책 제안 및 권고 등이 있다. 본사는 영국 캠브리지에 위치해 있고, 4개 지역사무소(아프리카, 포르투갈, 일본, 벨기에)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서 발간하는 전세계 조류 적색목록(Redlist)을 작성·갱신하는 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