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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봉사활동에 나선 5.18회원들

                                                   전 대 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라오스라는 낯선 나라에서 봉사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을 듣고 기꺼이 참여하기로 마음먹었지만 막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인지 조금은 막막했다. 봉사라는 게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봉사는 자기희생의 마음가짐이 첫째다. 자기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며 자기가 하고자하는 봉사활동이 과연 공익을 위한 것이냐 하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봉사활동을 펼치는 수많은 단체들이 존재한다. 벌쭉하게 이름난 단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조차 모르게 하는 순수한 이들이 99%라고 할 정도로 많다. 개인적으로 펼치는 봉사활동은 물론 단체적으로 하더라도 자기를 감추거나 내세우지 않는 것을 기본수칙으로 할 정도로 겸양한다. 다만 한국인의 봉사활동은 선진각국에 비해서 아직 그 범위가 좁고 다양하지 못하다. 각급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면 확인서를 받아오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점수를 부과하고 학생부에 이를 반영하기도 한다. 이 제도는 학생들의 봉사가 생활화될 수 있도록 ‘점수’라는 미끼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처음 시작할 때보다는 훨씬 체계가 잡혔고 형식적으로 하던 봉사가 오히려 사회진출 이후까지도 계속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퍽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학생들의 봉사가 이제는 단순한 점수 얻기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즐거움이 되었다는 의미다. 머리를 쓰는 봉사나, 몸으로 땀 흘리는 봉사나 그 결과에 대한 평가는 똑같다. 스스로 만족하고 보람을 느껴야 올바른 봉사다. 

이번 라오스에서의 봉사활동은 그런 의미에서 온몸을 던져 꼬박 3일 동안 땀을 흘렸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 언젠가 내가 고문으로 있는 범시민사회단체연합에서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펼쳤던 일이 있다. 수도에서도 1시간 이상 차로 달려가야 하는 깡촌 마을에 전깃불을 밝혀주는 봉사였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어둠만 내리면 촛불이나 등잔불에만 의지하는 마을이었다. 우리가 기획한 전깃불은 빌리지 라이트(Village Light)라는 이름으로 가정용랜턴을 설치하는 일이었다. 마을회관이나 거리를 밝혀주는 가로등도 설치했다. 상호 충전을 통해서 반영구적으로 촛불이나 등잔불에 비해서 월등 밝은 세상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훈센총리의 아들인 훈마니 국회의원이 직접 참석하여 우리의 일행으로 참여한 김종훈 국회의원과 나란히 봉사활동을 펼친 것은 또 하나의 비공식 민간외교의 성과였다. 이날 행사에서도 참여한 회원들이 종일 땀을 흘리며 땅을 파고 나무를 가다듬으며 전깃줄을 매다는 등 나름대로 활동하는 모습이 감동을 줬다. 비록 하루에 모든 일을 마치는 작업이었지만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대부분 막연히 ‘봉사’라고 했지 직접 나서서 육체적인 봉사를 하는 일은 별로 해본 일들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지금도 캄보디아 그 마을에는 빌리지 라이트가 어둠을 밝혀주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뿌듯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라오스에서의 봉사활동은 범사련 활동과 비슷하면서도 그 강도가 달랐다.

라오스에서 선택된 곳은 수도 비엔티엔 외곽지대에 있는 문째우 초등학교였다. 아주 가난한 학교여서 교무실조차 제대로 된 시설이 없었다. 그나마 도서실이 하나 있었지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전무(全無)했다. 우리는 사전연락을 통하여 도서실 개선에 나섰다. 왓타이 공항에 내리자마자 바로 학교를 찾아 작업을 시작했다. 켜켜이 쌓인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책상을 들어낸 다음 천정과 벽을 도색하기 시작했다. 참여 회원 9인은 자진해서 자기가 맡은 일을 해냈다. 이런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의 지도를 받으며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에 땀을 흘렸다. 오후 6시까지 쉬지 않고 일한 덕분에 도서실은 면목을 일신했다. 교장을 비롯한 선생님들과 어린 학생들은 신기한 듯 번갈아 기웃거리며 좋아한다. 우리는 일체의 다른 여정(旅程)없이 호텔로 돌아와 먼지로 뒤범벅이 된 몸을 씻고 피곤을 풀고 이튿날 다시 학교를 찾아 또다시 마무리 작업에 몰두했다. 일이란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편안하게 쉴 수가 없다. 능숙한 회원들이 비닐 장판을 깔고 새로 장만한 책걸상과 장식품들을 진열하며 방범창까지 설치해 놓으니 어느덧 또 하루가 지나갔다. 사흘째는 모든 시설을 학교 측에 넘겨주며 준비한 학용품 등을 학생들에게 모두 나눠주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도서실을 개선해준데 감사장으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순수함이 오히려 고맙다. 도서실 정면에는 ‘5.18Library’라는 현판이 자그만하게 걸렸다. 5.18민주화운동은 한국의 정치지형에 엄청난 발자국을 남긴 역사로 찬양받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에서는 폄훼하기를 일삼는다. 5.18회원들은 애써 담담하려고 한다. 우리가 떳떳하고 당당한 이상 잡동사니 같은 억지에 귀를 기울일 필요도 없다. 이번 봉사활동은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김후식회장의 진두지휘로 이뤄졌다. 서울 경기 인천지부에서도 참여한 회원들이 헌신적으로 봉사에 임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특히 여성회원 추혜성과 홍금숙의 솔선수범이 눈에 띄었다. 진정완 나홍균 박명환은 막일도 서슴지 않는 진정한 일꾼의 모습을 보였다. 김병조 정용철 전대열은 잔심부름에 그쳤지만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한 보람을 느끼며 탈 없이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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