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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가 뭣을 남겼나

전 대 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4.13총선이 다가오자 각 정당에서는 공천을 둘러싼 내분이 지저분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당은 친박과 비박의 싸움이 점입가경이고 야당은 친노와 비노의 다툼이 처절하다. 새로 몸을 풀고 있는 국민의 당 역시 당 고수파와 연대파가 엇갈려 있다. 이들의 싸움 속에서 비례대표를 겨냥한 외부인사 영입도 눈에 띠는데 여당에 발탁된 바둑의 조훈현이 보여 어리둥절하다. 왕년의 바둑계에서 그를 이길 장사가 없었다. 오직 한 사람 그의 제자 이창호가 머리를 들고 나와 세계를 휩쓸었다. 이창호는 이세돌에게 왕좌를 물려줬다. 요즘 이세돌이 컴퓨터와의 대결에서 30으로 완패하는가 싶더니 오늘에야 겨우 1승을 거둬 체면을 세웠다. 오늘은 마침 전주고 36산악회 시산제 날이어서 많은 친구들이 관악산에 모였다. 화제는 온통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뿐이다. 경건하게 산신제를 올리고 내려와 식당에서 한 잔 하는 판에 TV에서는 바둑 초반전이 진행 중이었다. 누가 유리한지 가늠하기 어렵다. 나는 무심코 오늘은 아무래도 이세돌이 이길 것 같다고 한마디 던졌다가 무안을 당했다. 모두 일치하여 알파고가 이긴다는 중론이었다. 세 판의 전적을 볼 때 알파고의 연산능력을 사람이 따라잡기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때 좀 엉뚱한 생각을 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업체는 이번에 벌어진 사람과 컴퓨터의 대결을 최대한 이용하여 자신들이 개발한 알파고의 신적 능력을 세계에 확실히 알리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 구글의 회장과 창업 개발자 하시버시까지 모조리 내한하여 이 바둑대결을 생중계하도록 이벤트화 하는데 대성공을 거뒀다.

다만 너무 일방적으로 세계 최고수를 무너뜨리게 됐을 때의 인간의 실망과 경계심은 자칫 인공지능의 무한 발전에 암적 요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을 우려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대결에서 1200대의 컴퓨터가 알파고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국에서는 이세돌 한 사람과 1200대의 컴퓨터 게임은 일방적으로 불리하고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터져 나오고 있는 판이다. 따라서 네 번째 경기마저 알파고의 완판승으로 끝난다면 한국인의 실망과 좌절은 말할 나위도 없고 세계적으로도 분노와 경계의 대상으로 떠오를지 모른다는 우려를 했을 수 있다. 그래서 제4국만은 이세돌에게 헌상하는 바둑을 둘 수도 있다는 것이 나의 짧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TV를 켰을 때 허투루 생각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우변에서는 이미 알파고의 대마가 생포된 상태였고 국면은 끝내기에 들어가 있는데 알파고의 착수는 온통 실착 투성이다. 나 같은 아마추어도 놓지 않을 수를 알파고가 놓는다는 것은 그 찬란한 연산능력을 발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세돌은 초읽기에 몰려 있으면서도 침착하게 돌을 놓는데 알파고는 한 시라도 빨리 돌을 던질 준비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돌을 던져 패배를 자인했다. 이세돌의 굳었던 얼굴에 함박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보면서 승부의 세계에서만 살아온 이세돌이 그래도 한 판 이겼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

인터뷰에서 그는 한 판 이겼다는 것으로 축하를 받게 됐다고 여유를 보였다. 구글 측에서도 이세돌을 한껏 추켜올리며 알파고의 패배를 인정했다. 20여 년 전 컴퓨터와 체스 챔피언과의 대결에서 인간은 50으로 완패했는데 이세돌은 그나마 한 판을 건졌다. 내일 마지막 판이 궁금하지만 이세돌이 또 이기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만일 이긴다면 알파고 측의 배려가 아닌 진정한 승부로 기록될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앞으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수많은 과학자들의 능력이 어디까지 뻗치고 올라갈지 전전긍긍하는 입장이 될 수도 있음을 십분 경계하며 살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컴퓨터의 발명은 인간의 생활전부를 혁명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개발은 손아귀에 쥔 컴퓨터라는 점에서 인간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기계가 될 것이 분명하다. 북한이 쏴 올리는 장거리 미사일도 컴퓨터 없이는 아무 쓸모없는 물건에 불과하다.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은 서로 경쟁상대가 될 수밖에 없는 길로 나가고 있다. 공상과학소설과 만화 그리고 영화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미래를 보여준다. 그런데 인간은 그 길로 그대로 달려간다. 언젠가는 ‘6백만불의 사나이도 실현될 것이고, 터미네이터도 눈앞의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인간이 만든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생각은 안 해봤는가. 다만 인공지능은 인간지능에서 잉태한 기계일 뿐 생명을 가진 인간처럼 생물적인 능력은 없다. 사랑하고, 용서하며 감싸주는 감성능력은 가지기 어렵다. 인간지능이 이를 부여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면 그것은 신의 영역에 인간이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그 때가 말세다. 우리는 이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보며 흥미위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본다. 인간이 개발하는 모든 인공지능이 어느 단계까지는 인간에게 도움이 되고 보탬이 되겠지만 지나치면 인간을 노예로 만드는 불가사리 기계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알파와 오메가는 최초의 시작과 최후의 마지막을 의미한다. 알파고는 시작이면서 인간의 최후를 예고하는 마지막 메시지일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은 그런 의미에서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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