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추진 중인 산업용 전기요금제 개편이 시행될 경우,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전기요금 부담이 연간 약 5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공사는 공공교통의 특수성을 반영한 ‘전기철도용 전기요금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전력 수요의 효율적 분산과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위해 계절·시간대별 산업용 전기요금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낮 시간대 요금을 인하하고 야간 요금을 인상하는 구조는 출퇴근 시간대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지하철 운영 패턴과 맞지 않아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정부 개편안을 토대로 실제 전력 사용 패턴을 반영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시간대별 요금체계 개편으로 연간 약 257억 원의 전기요금이 추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은 오전 7~9시, 오후 6~8시 출퇴근 시간대에 이용객이 몰려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구조다. 태양광 발전 확대를 위해 낮 시간대 사용을 유도하는 정책 방향과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별 차등요금제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서울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전력 자립도가 9% 수준으로 낮은 지역에 해당한다. 공사 자체 분석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전기요금이 kWh당 20원 인상될 경우 연간 약 258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두 제도가 동시에 적용될 경우 연간 약 500억 원의 전기요금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전기요금 인상 추세까지 감안하면 재정 운용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공사는 2022년 이후 7차례 전기요금 인상을 겪었다. 지난해 납부한 전기요금은 2,743억 원으로, 2021년 1,735억 원 대비 58.1% 증가했다. 운수수익 중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1년 15%에서 2025년 16.5%로 상승했다.
공사는 고효율 전동차와 설비 도입, ISO50001 기반 에너지경영체계 운영 등을 통해 전력 사용량을 2021년 대비 1.9%(25GWh) 감축했다.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저감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2026~2030년 4차 계획기간 동안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이 기존 대비 15% 축소되면서 자구 노력의 실효성이 제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사는 전기요금 추가 부담이 현실화될 경우 안전 설비 투자와 대시민 서비스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 지하철은 하루 평균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공공 인프라인 만큼, 운영 특수성과 공공성을 반영한 별도 전기요금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철도 운영기관은 대규모 산업체와 동일한 산업용 전기요금제를 적용받고 있다. 반면 교육·문화시설 등 일부 공공시설에는 별도 요금제가 운영되고 있어 공공교통 분야에 대한 제도적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행)은 “안전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기요금 추가 부담이 현실화되면 경영상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정부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되, 철도 운영기관의 특수성과 공공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전기철도용 전기요금제 도입이 함께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